경리나라와 보험클리닉은 처음엔 상표등록이 거절됐지만,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입증해 반전을 이뤄냈습니다. 실제 특허심판원 심결과 숫자를 바탕으로 상표 식별력의 법적 기준과 전략을 설명합니다.

경리나라: 상표등록 불가에서 식별력 인정으로 등록까지
웹케시 주식회사는 2018년, 자사 회계 소프트웨어 서비스 ‘경리나라’를 상표로 출원했습니다. 그런데, 특허청은 이 상표출원에 대해 거절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유는 경리(회계)와 나라(흔한 접미어)를 조합한 설명적 표현이라서 식별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4년 동안 웹케시는 광고와 언론 노출, 사용자 수 등을 기반으로 반격을 준비했고, 특허심판원에 불복해서는 다음과 같은 마케팅 실적을 제출했습니다:
- 4년 누적 광고비 약 62억 원: 2018년 광고비 4억 5천만 원, 2019년 광고비 19억 9천만 원, 2020년 광고비 20억 9천만 원, 2021년(1~10월) 광고비 16억 7천만 원
- 2021년 10월 기준, 가입 사업자 수는 37,757곳
- 전자신문, 연합뉴스 등 언론 노출 횟수는 70회 이상
결국, 2021년 12월 특허심판원은 소비자가 경리나라를 보면 웹케시의 프로그램을 떠올린다고 인정했고, 상표등록을 허용했습니다.
보험클리닉: 또 하나의 반전 사례
피플라이프의 보험클리닉도 같은 이유로 거절을 받았습니다. 보험이라는 보통명칭에 클리닉을 결합한 이름이 너무 설명적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플라이프도 광고 및 사용 실적을 근거로 적극 대응했습니다. 상표거절결정불복 심결문에 기재된 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2년 누적 광고비 약 330억 원: 2018년 광고비 49억 원, 2019년 광고비 280억 원
- 2020년 기준 전국 139개 매장, 설계사 4,200명
- 2018~2020년 상반기 매출 합계는 약 5,889억 원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특허심판원은 보험클리닉이 소비자 인식에 충분히 자리 잡았다고 보고 등록을 허용했습니다.
식별력 정도에 따른 다섯 단계와 지정상품의 중요성
상표의 식별력은 단어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사용되느냐, 즉 지정상품에 따라 달라집니다.
- 보통명칭: 예를 들어 “우유”는 유제품을 그대로 가리키므로 누구도 독점할 수 없습니다.
- 기술적 표장: 예를 들어 “FastPay”는 온라인 결제의 속성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원칙적으로 등록이 어렵지만, 경리나라처럼 충분한 사용 증거가 있다면 등록될 수 있습니다.
- 암시적 표장: 상품의 특징을 직접 말하지 않고 연상시키는 이름입니다. 예를 들어, “SweeTarts” 같은 조합은 사워 캔디를 암시하지만 바로 설명하진 않으므로 식별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임의적 표장: 일상 단어이지만 상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단어입니다. 예를 들어, 단어 “Apple”은 과일을 뜻하지만 전자기기나 컴퓨터와는 관련 없기 때문에 식별력이 높다고 봅니다.
- 조어 표장: 기존에 없던 단어를 새로 만든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Kodak”은 완전히 새롭게 단어에 해당하여, 식별력이 가장 강한 편에 속합니다.
즉, 조어상표가 아니라면 같은 단어라도 지정상품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Apple은 컴퓨터에는 등록 가능하지만 과일에는 등록이 어렵습니다.

식별력이 없다고 해도 끝은 아닙니다
브랜드를 처음 만들 때 설명적 이름을 썼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가 그 이름을 특정 회사의 상품으로 인식하게 되면 그때부터 법은 판단을 바꿉니다. 이를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라고 부릅니다.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준비해두셔야 합니다.
- 브랜드를 일관되게 오랫동안 사용했는지
- 광고비, 매출, 사용자 수 등 수치 자료가 충분한지
- 언론 노출, 수상 실적, 소비자 인식 조사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지
- 무엇보다 전문가인 변리사와 전략을 세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법은 결국 시장을 따라옵니다
경리나라와 보험클리닉은 애초에 등록이 불가하다는 판단을 받은 이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인식을 바탕으로 한 실사용 증거가 충분했기에, 결국 법도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등록을 허용했습니다.
브랜드는 시장에서 만들어지고, 법은 그것을 증거로 확인합니다.
지금 사용하고 계신 브랜드가 식별력이 없어서 상표등록이 어려워 보인다면, 오늘부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아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몇 년 후에는 상표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강력한 상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